자. 이제 회도 먹었겠다, 바다에도 들어갔겠다. 밤바다 구경 좀 해주고. 우리의 맘대로 여행은 거의 끝이 났다. 방바닥에 발을 대면 뜨거울 정도로 온도를 높여놓고, 하나뿐인 침대에 몸을 구겨 넣고 잠자리에 들었다. 티비 소리가 점점 희미해지고, 파도 소리가 들렸으면 좋겠지만, 그런 게 들릴 리가. 새벽부터 고생한 우린 정말 곤히 잠들었다.

 

아침에 눈 비비고 일어나서 정신없이 짐 싸 들고 옆에 수목원 구경했다. 다음에 내가 여길 또 놀러 간다면 제발 계획을 짜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, 버스 배차와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게 제일 문제였다. 근데 웃긴 건 또 다음날 되니까 햇빛은 완전 따사롭더라. 나름 관광객 아저씨들도 많고. 우린 10월의 제일 추운 날, 제일 고생하면서 바다를 봤을 거다. 사서 고생하는 건 역시 우리뿐이야.


수목원은 크게 볼 건 없었다. 입장료가 비싸기도 했고, 그냥 그 돈 아껴서 편의점에서 밥 먹고 각자 헤어졌다. 나와 홍은 서울로, 박은 익산으로 돌아갔다. 그래, 친구들아. 이렇게 의미없이 붙어있기만 해도 재밌으니까, 서로 욕 하면서도 꾸역꾸역 다니니까 우리가 친구인 거야. 우리, 기회가 된다면 또 놀러 가자.

만리포 안녕!  다음엔 꼭 차 타고 올게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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